중동 위기 고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에 정부 "유가 상승 편승 불법행위 철저 점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유가 상승에 편승한 불법행위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세계 원유 수송로 마비 가능성

이란 의회는 지난 22일(현지 시간) 자국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폭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습니다. 최종 결정권은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SNSC)가 갖고 있지만,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이 보복조치를 강구하고 나서면서 사실상 전면 봉쇄로도 이어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 됐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길이 약 160km, 가장 좁은 곳은 폭이 약 33km에 불과하지만 페르시아만을 대양으로 이어주는 유일한 해로로, 지정학적 중요성이 막대합니다. 전 세계 석유 해상 운송량의 약 4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하고 있으며, 수심이 비교적 얕아 대형 유조선이 지나갈 수 있는 해로가 한정돼 있습니다. 대부분의 항로가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해 사실상 이란이 해협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심각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한국 경제의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한국 수입 원유의 68%가 이 지역을 통과하며,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칩니다.

 

이번 위기로 국제유가는 이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3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2.3% 오른 배럴당 76.7달러, 브렌트유는 3.9% 상승한 80.0달러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현실화하면 유가가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폭등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정부, 비상대응체제 가동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23일 '중동 사태 관련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열고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하는 등 향후 사태 전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관계기관이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에너지 가격 및 수급 상황을 밀착 점검·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직무대행은 "정부가 어려운 세수 여건 속에서도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한 만큼, 범정부 석유시장 점검단을 중심으로 유가 상승에 편승한 불법행위를 철저히 점검하는 등 국내 석유류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주요국에 앞서 우리 금융시장이 먼저 개장하는 점을 고려해 시장 동향을 밀착 점검하고 과도한 변동성이 나타날 경우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업 하에 필요한 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정유업계 및 해운업계 대응책 마련 중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1%에 이르는 국내 정유 업계는 조달지 다변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이 기존 (중동) 거래처 대신 다른 지역에서 대체 원유를 도입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선사 업체들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이란과 이스라엘을 우회할 수 있는 물류 노선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까지 직접적인 수급 차질은 없어

정부는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현재까지 국내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중동 인근을 항해 중인 우리 선박(31척)도 안전 운항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국은 정부 비축유(90일)와 민간 비축분을 합쳐 약 200일분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인 공급 차질에는 대응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향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중심으로 향후 중동 사태 전개 양상과 금융·에너지·수출입·해운물류 등 부문별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특이동향 발생 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긴밀한 공조 하에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주유소 유가 정보판]

 

중동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시장 안정을 위해 유가 상승에 편승한 불법행위를 철저히 단속하는 한편, 에너지 수급 안정과 금융시장 변동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