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루보틀 로고]
한때 '감성 커피의 정점'에서 자본잠식 위기까지
2019년 5월, 서울 성수동에 처음 문을 연 블루보틀 커피. 오픈 당일 수백 미터 줄을 서며 환호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커피계의 애플', '감성 커피의 정점'이라 불리며 한국 커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블루보틀이 이제는 생존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블루보틀커피코리아는 2024년 처음으로 1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2024년 말 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이 고작 190만 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에 임박했음을 의미합니다.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급감한 아이러니
블루보틀의 위기는 더욱 아이러니합니다. 2024년 매출액은 311억93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억4598만 원에서 2억4807만 원으로 무려 87%나 급감했습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3년 7억6549만 원의 흑자에서 2024년 11억3261만 원의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이는 매출이 늘어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줍니다. 한 마디로 블루보틀이 국내에서 매장 운영을 지속할수록 적자가 불어나는 구조로 돌아섰다는 의미입니다.
"슬로우 커피"의 철학, 이제는 '독'이 되다
블루보틀은 창립 이래 '슬로우 커피(Slow Coffee)'를 지향해왔습니다. 고객이 주문한 후 바리스타가 원두를 갈아 핸드드립으로 내리는 방식은 품질과 감성 측면에서 호평을 받아왔지만, 이 고집스러운 철학이 한국 시장에서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핸드드립 방식은 대량 생산·판매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자동화된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고속 회전 커피 시스템에 비해 회전율이 낮고, 인건비가 높게 책정됩니다. 더군다나 블루보틀은 한국 진출 이후 가맹점이 아닌 100% 직영 운영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매장 수 증가가 곧 고정비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블루보틀의 드립커피]
높은 원가율과 로열티, 수익성 악화의 주범
블루보틀의 수익성 악화 원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특성상 재료 원가 비중이 높아 수익을 극대화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액 312억여 원 중 매출원가가 114억 원 정도로 거의 40%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직영 운영 방식을 고집하는 바람에 인건비와 임차료 지출이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해 지출한 인건비만 약 83억 원, 임차료는 29억 원에 달합니다. 더군다나 블루보틀이 매년 미국·일본·홍콩 등 특수관계자에게 원두 매입비나 로열티 명목으로 수수료 수십억 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해 지급한 수수료만 29억2000만 원 정도로 기록됐습니다.
경쟁 심화된 한국 커피 시장, 블루보틀의 입지는 좁아져
한국 커피 시장은 이제 글로벌 커피 브랜드의 격전지가 되었습니다. 2023년 12월에는 캐나다 국민 커피 브랜드로 유명한 '팀홀튼'이 서울에 진출했고, 지난해 8월에는 '커피계의 에르메스'로 통하는 모로코의 헤리티지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가 청담동에 첫 매장을 열었습니다. 이어 지난해 3월에는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로 꼽히는 '인텔리젠시아'가 첫 해외 진출지로 한국을 선택하면서 주목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등 저가 브랜드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가격 대비 품질을 따지는 '가성비' 중심의 소비 문화로 변화한 것도 블루보틀에게는 불리한 요소입니다.
생존을 위한 변화, 배달 서비스로 승부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블루보틀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배달앱 요기요, 쿠팡이츠 등에 입점해 15~20분 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핸드드립 커피의 본질적 특성과 배달의 궁합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느린 추출 방식과 온도 유지 한계, 배달 시간 동안의 품질 저하 우려는 여전합니다. 블루보틀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커피 시장의 교훈: 브랜드 가치만으로는 부족하다
블루보틀의 위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실패를 넘어 커피 시장과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아무리 강력한 브랜드 가치와 철학을 가진 기업이라도 시장 환경과 소비자 니즈에 적응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블루보틀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키려다 현실과 괴리된 전략을 고수한 측면이 있다"며, "현재는 체질 개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때 '커피계의 애플'이라 불리며 찬사를 받던 블루보틀이 과연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국 커피 시장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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